노을 자리

가을 바람

들마을 2012. 10. 2. 21:00


정말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와중에도,

이렇게 가을냄새가 나면

문득 전화해서 꼭 하고픈 말이 많이 있다.

그러니까, 그 때는 정말 내가 어수룩해서

그렇게 된 상황 판단을 제대로 못해서

나중에 그냥 미안하다고 말하면

그 전처럼 풀어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어쩌면 그 때 벌어진 그 상황은

결코 우리 두 사람 누구의 잘못도 아니니까, 


하지만 결국 잊고 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문득 느껴지는 가을의 깊이 속에서

가끔은 갈등의 씨앗을 뿌리며

이런 상황을 이끌어 낸 누군가를 찾아가서

죽도록 두드려 패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론 그런다고 이제와서 상황이 바뀔 것도 없기에

죽이고 싶도록 미운 그 녀석을 그냥 무시하고

또 다른 가을 하늘을 보며 살아가고 있다.

 

가을이 안겨주는 쓸쓸함 속에

때때로 부딪치는 흔적들이 염장을 지르면

가슴 속에 묻힌 시간들이 자꾸 떠오르고,

아직 기회가 있다면 하고픈 일은 참 많아도

이제 살아가면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몰라서,

정말 술 한잔 마시며 하나씩 포기하며 살아가지만..

이미 지우지 못하는 상처로 남은 기억들 

지저분한 자국을 지우고 다시 만나다고 해도

이 선명하게 박혀있는 아픔을 어찌할 것인가...


그래도 아직은 우리 열심히 살아가자.

언젠가 혹시 서로 다시 만나면

그 때도 당신이 원하면 같이 놀아줄 내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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