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봄의 유혹

들마을 2014. 3. 5. 09:53

어느새 15도를 넘나드는 날씨 속에

하얗게 핀 매화꽃 향기에

벌써 봄인가 하는 순간에

유효기간이 다한 기억들은

마음 구멍 틈으로 빠져나가고

새로운 아픔이 날쌔게 달려들어

또 다른 구멍을 파며 둥지를 튼다.

 

긴세월 동안 애타는 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굳건히 버티며

힘들게 하던 마음 조각들

세월이라는 단단한 껍질 속에서

뱀처럼 똬리 틀고 몸을 숨기던 기억이

느닷없이 방문을 활짝 열고

또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내 헛된 기대와 꿈을 위해

희망과 혼돈을 함께 던져주며

내 가슴속에 다시 피어나

세월이라는 망각의 늪에서도

제 멋대로 한바탕 춤을 추는 신기루

 

가슴 속에 꼭꼭 묻어 둔 희망이

세월 속으로 사라진다고 해도

몸서리치는 한 순간을 위해

내 몸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싶어

아직도 그 유혹에 흔들리는 내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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