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을 견디고
다시 훈풍 속에서 매화꽃이 폈다.
모천을 따라 찾아드는 연어처럼
이렇게 자연의 이치는 어긋남이 없다.
그토록 놓치지 않으려 움켜쥐며
끝까지 간절하게 붙잡았던 시간도
손을 펴면 다 사라지는 공기처럼
결국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만지며
내 머리속에 깊숙히 담아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하지만
결국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하나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
이젠 모든 것을 버리고 가자
어차피 빈손으로 남는게 인생인데
더 이상 쥐지 말고 하나씩 비우면서
지금 내 앞의 시간과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