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달력을 바라보니
춘삼월 3월이다.
어느덧 주변에는
매화가 하얗게 피어 향기를 날리고
그 향기 속에서
아주 오래 전 잊혀진 기억들이
꿈속에 담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하루가 저물면 끝나는 게 아니고
새날이 시작하는 것처럼....
시간은 멈추지 않기에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3월에
문득 그동안 무얼 했고
앞으로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에 빠져본다.
늘 새로운 시작이 설렘이라면
마지막은 마무리 못한 아쉬움과 회한이 남듯이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미련들이지만
그 아쉬움을 딛고 또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그래서 늘 마지막은 새로움을 안고 같이 온다.
미안함 속에 떠오르는 기억들을 위해
마음의 옷깃을 한 번 더 여미게 된다.
이는 지난 시간과 회한만 남은 일들을 반성하고
다가오는 새 날을 향한
내 나름으로는 제법 의미를 가진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늘 그랬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또 세월이 흘러가겠지만
그래도 작은 희망의 씨앗을 키우며 봄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