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씻고 지나가는 소낙비처럼
지난 시간을 흩어버리는 잠깐의 느낌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생일인데
새삼 망설임으로 서성거리다 지워버렸다.
지난 시간이란
때론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내가 잠시 머물고 있엇을 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다.
지난 것을 재생시키는 기억 속에서는
많은 공간과 감정이 교차하지만
이미 지나간 것은 수정할 수 없는
서로에게 아무 의미가 없는 것들이다.
혹시 아직도 간직한 감정이 남아있다면
어쩌다 우연히 마주 보게 됐을 때
가볍게 웃으며 인사를 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지난 시간의 댓가로 충분하지 않을까...
한동안 부딪치던 감정의 찌꺼기들이
늘 하얗게 웃던 모습으로 기억되어서 좋다.
축북받은 오늘처럼 늘 행복하게 지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