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생일

들마을 2017. 7. 24. 16:37


무더위를 씻고 지나가는 소낙비처럼

지난 시간을 흩어버리는 잠깐의 느낌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생일인데

새삼 망설임으로 서성거리다 지워버렸다.


지난 시간이란

때론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내가 잠시 머물고 있엇을 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다.


지난 것을 재생시키는 기억 속에서는

많은 공간과 감정이 교차하지만

이미 지나간 것은 수정할 수 없는

서로에게 아무 의미가 없는 것들이다.


혹시 아직도 간직한 감정이 남아있다면

어쩌다 우연히 마주 보게 됐을 때

가볍게 웃으며 인사를 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지난 시간의 댓가로 충분하지 않을까...


한동안 부딪치던 감정의 찌꺼기들이

늘 하얗게 웃던 모습으로 기억되어서 좋다.

축북받은 오늘처럼 늘 행복하게 지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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