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통도사 홍매화를 보다

들마을 2019. 2. 18. 17:48

봄이 금방 다가올 것 같은 주말

작년에 세상을 버리신 어머님과 장인어른을 위한

천도재를 집사람이 다니는 절에서 올리고

홍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로 통도사를 찾았다.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생각보다 엄청 많은 사람들이 절을 메우고 있었다.

몇 군데 암자를 둘러서 공양을 올리고

기대 속에 찾은 홍매화는

몇 년 전에 봤던 것처럼 아직 만개 상태는 아니지만

분홍빛 자태는 봄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전령사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했다.

홍매화를 보며 늘 꽃을 좋아하셨던 어머님 생각이 났다.

어머님이 가꾸던 나무와 꽃들은

곧 찾아오는 봄이 되면 꽃이 다시 필 텐데

어머님은 다시 뵐 수 없으니 마음뿐 어쩔 수 없다.

바람도 없이 화창한 날씨에 여기저기 절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내가 근처에서 운동하고

자주 찾아가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오는데

음식이 맛있어서 포식했다고 대만족을 한다.


시간은 이렇게 쉬지 않고 흘러가고

남은 사람들은 지나간 시간들과 사람을 기억하며

그렇게 또 늙어가며 앞섰던 길을 따라가는가보다.


몇년 전에 봤던 만개한 홍매화

아직 만개는 아니지만 매화향을 풍기는 홍매화

반쯤 핀 홍매화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진 찍는다고 몰려 있었다.

가지 끝에는 만개한 꽃들이 달려 있다.

한쪽에는 작년에 달린 산수유를 달고 새로운 꽃망울들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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