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안부

들마을 2020. 4. 27. 09:54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수많은 일들 중에

두고두고 언제든 꺼내볼 수 있을 만큼

기억 속에 남겨진 일들은 얼마나 될까......


봄이 되면 새 순으로 솟아나

한 여름을 지내며 단풍으로 화려하게 장식하지만

결국 싸늘한 바람에 몸을 떨며

어디론가 사라져 썩고 마는 나뭇잎처럼

한때는 내가 가졌던 많은 생각과 간절했던 생각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희석되어

세월 따라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만다..


하지만 모든 잎을 털어내고 헐벗은 나뭇가지는

죽은 듯이 서 있지만

새봄이 오면 다시 잎을 피우며

다시 살아있는 생명을 노래하듯이

언제나 때가 되면 다시 떠오르는 생각들.....


오늘이 긴 기다림으로 망설이다가

처음 설레는 마음으로 차오르던 날이다....


이 날이 서로에게 있어서

어쩌면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하는 날인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한 사람을 두고

내 인생 전체를 바꾸어버린 그런 날로서 남아있다...


특별한 의미를 굳이 두지 않더라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지만

아마 오늘을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설사 기억하고 있더라도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면....

결국 낙엽처럼 떨어져 사라져갈 뿐이다.


아름다웠던 봄날의 추억들이 시작한 날이기에

혼자만의 생각으로 조금은 우울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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