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계절이 떠나고 새 계절이 시작하는데
악착스럽게 매달려 아직도 가을이고 싶은 빛바랜 단풍잎이 마치 내 모습처럼 느껴진다.
자연의 이치란
때가 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야 한다.
무작정 시작했던 책을 출판하고
그동안 충분히 쉬었으니
뭔가 다시 정리하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늘 분주하고 바쁘기만 12월
예전에 내 집무실에 걸려있던
성철스님의 불기자심(不欺自心)을 생각하며 참선과 백일법문 공부를 시작했다.
이번에 책을 쓰면서 참 많은 것들을 새롭게 느꼈다.
우리가 하루 하루 매달렸던 많은 것들이 흔적도 없이 대부분 사라지고
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은
세월이 지난 후에 빚을 발하며 나타난다.
올 한해도 이런저런 일들 속에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한해를 단순하게 삶을 즐기며 보겠다는 생각처럼 잘 보냈다는 생각이다.
새로 시작한 참선을 통해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처럼
내 마음 속에 쌓여 있는 부질없는 것들을 털어내고
남은 삶을 위해 새로움을 준비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