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연가

흔적

들마을 2006. 8. 9. 15:59

쉬지않는 생각들 속에서
계절을 털어내는 기억 뒤에
세월만큼 쌓아올린 인연 하나
말없이 지워지고 있다

 

미련 다 버리고
홀로 떠나는 것만큼
쉬운 일이 또 있을까

 

하늘만 쳐다보던 눈망울은
조용히 내려와 숨을 죽이며
이유있는 슬픔 하나
혼자 꿀꺽 삼킨다

 

예감할 수 없던 마음으로

한 치 앞날을 두고 힘들던 
구차한 인연을 끊어 내고도 
오래도록 서 있는 빈 자리

 

가슴 떨리던 설레임은
차가운 삶의 흔적으로

망각의 어둠 속에 숨어 

텅빈 하늘로 날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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