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을 휘감는 끊임없는 통증을 참으며
병원 문을 나서다
불현듯 수없이 달리던 바닷가에 가고 싶었던 것은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이 흔들리는 건 아니었다.
더 깊어져야할 사랑이
아직 내게 남아있어
동행하고 싶은 그대으로
한번씩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었다.
유난히 맑은 하늘, 잔잔한 바닷가...
가볍게 올려다 볼 수 있는 저 하늘이
언제나 다시 제자리를 찾는 바닷물이
당신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냥 언뜻 그런 생각 하다가도
내 감정이 위태로워지는
그런 느낌에 서둘러 돌아서고 말았다.
왜냐하면
아무리 미워지는 순간이 와도
내가 키운 뿌리 깊은 사랑은
내게서 뒷걸음 치며 달아나지 못할 테니까
이토록 그립고 보고 싶다는 건
더 깊어져야 할 사랑이
아직 내게 남았기 때문이겠지...
약 기운이 떨어져 열이 오르기 시작한
온몸은 땀으로 젖고
몽롱한 머릿속으로
많은 상념들이 헤집고 돌아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