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들마을 2006. 10. 27. 14:49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전하는 매체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이다.

 

오랫동안 서로 같이 잘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아무 것도 아닌 일로 

기분이 상하는 일도 가끔은 있지만

오늘은 정말 황당했다.

진행하던 일이 궁금해서

안부도 묻고 일의 진행 상황을 물으려고

오랫만에 전화를 하며

이것 저것 얘기하다가

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짜증을 내기에

왜 화를 내느냐고 했더니

느닷없이 소리를 지른다...

 

하도 어이도 없고

그런 소리를 듣고 있을 이유가 없어서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어 버렸더니

조금 뒤에 전화가 다시 해서는 미안하다며

그런다고 전화를 끊으면 어떻하냐고 한다...

 

내가 답답한 것도 없고

그런 소리를 들을 이유도 없는데

같이 전화를 들고 있으면

싸우기 밖에 더 하겠느냐 하면서

다음에 얘기하자고 하고 다시 끊어 버렸다...

 

점심 시간이 끝날 무렵에 다시 전화가 와서 미안하다며

골프장에서 날아온 공에 맞아 뼈가 깨져서 수술하고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답답하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그랬단다...

 

어이가 없다..

아무리 편한 사이라도 그렇지....

자신의 답답함이야 이해하겠지만

아무런 설명도 없이 무작정 화를 내면 어쩌란 말인가....

하소연하는 소리를 들어주며 알았다고 하고 말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사소한 것 같은

수많은 실수를 통해 서로의 관계에 금을 가게 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가슴에 상처를 준 말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나타내는 말이란

참으로 쉽지만 어렵고 힘든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랫 사람들에게

때때로 쉽게 하는 말들도 조심해야겠다....

 

안 볼 사람도 아니기에 병문안이라도 가야겠지만

어째든 오전 내내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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