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향기

그만큼만 아프고, 그만큼만 그리웠으면

들마을 2006. 12. 11. 12:26

그만큼만 아프고, 그만큼만 그리웠으면

 

                          / 이은채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아픔이라면

그 아픔은

아직 참을만한 것이리..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그리움이라면

그 그리움은

아직 견딜만한 것이리..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것들은

몰래 오는 어둠처럼 더 깊어져도 좋으리..


너무 아프면

너무 그리우면

정녕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것임을..


너무 아프면,

너무 그리우면,

단단한 소금이 돼버린 눈물 한 섬,

가슴에 쌓는 것 밖에

달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임을..


나, 지금 너무 아파요.

나, 지금 너무 그리워요.

그렇게 말할 수 있을만큼,

그만큼만 아프고

그만큼만 그리웠으면..


동굴처럼 텅 비어있는 새벽,

잔잔한 강물처럼 나를 적시는 이름 하나..
 

그리운 사람아

아직은 말할 수 있으니

나  아직은 견딜만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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