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지
분노를 잃어버리면
평화로울 줄 알았는데
허무가 밀려들다니 말야
구멍이 뻥 뚫린 가슴에
찬 바람이 불어닥치고
심장 끄트머리에
고드름이 맺히다니 말야.
이상하지.
새끼잃은 곰처럼 뛸 땐
하루 종일 지치지 않더니
분노를 잃은 후론
다리가 풀리니 말야.
뛰지도 못한 채 잠시
길을 걸었을 뿐인데
그저 쉬고만 싶단 말야.
알 것 같아.
분노를 잃어버린 건
용서해버린 것과는 달라.
용서는 매인 줄을 끊어주지만
분노를 잃어버리는 건
다만 방향을 잃은 것일 뿐.
받아본 적이 없는
용서이기에 잘 모르지만
이제라도 용서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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