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운전을 자주하며 다니는 나를 보고
주위에서는 나이에 안맞게 체력이 좋다고들 한다.
체력이 좋은 것은 맞는 것 같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타고난 체력이겠지만
어려서 운동을 많이 했던 덕분이기도 하고
어떤 것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어내는 식성도
일정 부분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것들 보다 가장 우선되는 것은 마음과 생활 습관일 것이다.
틈틈이 시간이 되는 대로 내 자신의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기 자신의 생활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이며 상황을 즐기면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것 같다.
장거리 운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이 운전을 하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지루하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 상황을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운전하며 달리고 있는 내 차안의 공간은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나만의 세계이다.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들어도 되고,
때로는 남들이 들으면 유치하거나 우수울 것 같은 전화를
아무 간섭받지 않고 할 수도 있고 ..
한적한 고속도로에서는 자동차의 엔진 폭발음을 즐기며
속도의 짜릿함을 느낄 수도 있다..
단지 운전을 하며 단순히 어디 목적지를 간다기 보다는
운전을 하며 가는 과정에서 만나지는 감정과 느낌들을 즐긴다.
어제 화순을 가는길에 노랗게 물든 가을 단풍도 좋고
산모퉁이 사이로 펼쳐진 누런 들판 건너 보이는 시골 풍경도 좋고..
특히 커브길을 질주하며 돌 때 두 손과 다리에서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이 주는 짜릿한 쾌감은
마치 섹스에서 절정을 향해 마지막 피치를 올리며
온 몸을 관통하는 그런 느낌이어서 좋다.
그런 느낌들을 즐기며 편하게 운전을 하다보니
때로는 하루에 10시간이상 운전을 하며 다녀도 아직은 견딜만 하다.
어제 창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등뒤에서 해주던 말처럼
아직도 젊은 줄 알고 착각하고 있는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렇게 내게 주어진 체력이 있어
남들과 더불아 젊게 살 수 있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