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미쳐보고 싶다

들마을 2007. 11. 21. 22:35

가끔씩,

아주 가끔씩은
내가 만들어 놓은
이성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바보처럼 미쳐보고 싶다.

그토록 나를 붙잡고 있던

마음의 옷을 훌훌 다 벗어 던지고
나를 구속하던 이성의 잣대들도

다 벗어 던지고
내가 원하면 웃고도 싶고
나를 원하는 사람을 위해

천방지축으로 쫓아가고도 싶다.

저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자유로운 새처럼
어디든 거칠 곳 없는

야생의 짐승처럼

마음가는 대로 살고 싶다.

예쁜 사람 한없이 예뻐해 주고도 싶고
갖고 싶은 것은

그저 내 것으로 만들고도 싶고
미운 사람은 속이 다 풀릴 때까지
내 손이 아프도록 죽살나게 때려 주고 싶다.

내 몸을 다 열어 헤치고
정제되지 않은 자유스러움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도 싶고
내 모든 것을 세상에 다 풀어놓고도 싶다.

세상도 나름대로 마땅한 이유들을 대며
조금씩 미쳐가고 있는데
나도 때론 미쳐버리고 싶다.


하나의 일탈
때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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