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스스로 진실할 수 있기를....

들마을 2008. 2. 4. 16:33

살아가면서 너무도 많은 경우에 

내 자신에게 진실하게 대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오랜 시간을 두고 사람들과 어울려 내 감정과 생각대로 지내다 보면

간간히 감정을 농락당하며 아픔을 겪기도 하고 손해를 보다보니

또 다시 사람들로 부터 아니면 내가 마주하고 잇는 사람으로 부터

내 자신이 놀림감이 될 것을, 더 심할 경우에는 거부당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상대방과 어울려 지낼 때는 될 수 있으면 안전한 쪽을 택한다.

내 감정과 다르게 가장을 하고 태연하게 똑 같은 일상을 짜 놓고 그 뒤에 숨어서

내가 부딛치는 상황에 대해 세련된 척 행동하거나 초연한 척한다.

그리고는 이러한 겉모습이 타인의 예리한 시선 앞에서

내 자신을 지켜 주리라 믿으며 안심하기도 한다.

가끔은 누군가 이러한 내 모습을 인정하지 않기를 내심 바라면서도

여전히 몸에 밴대로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컬 하게도 내가 감추려 하는 바로 그 모습을

내가 마주하는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찾고 있다는 것이다. 
                    
간혹 누군가로 부터 사랑받고 사랑하는 정도의 진정한 기준은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내 본연의 모습을 보여 주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일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내 외형 속에 감춰져 버린 내 모습을 드러내며

일상 속에서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잃어버렸던 것을 찿을 수 잇을 때

서로의 믿음과 존중 속에서 더 큰 사랑을 얻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에 있어서 믿음이 없다면 뿌리없는 식물과 마찬가지다.

신뢰가 깨지는 순간부터 사랑도 말라 죽기 시작하니까... 

 

어떤 작가가 자기 소설의 주인공을 묘사하기를 

"인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내란(內亂)에 가깝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느끼던 그 때에는

내 자신의 본연의 모습과, 사랑받기 위해서는 이래야 된다고 여기는 모습을 두고 

끝없이 갈등했던 내 감정들은 확실히 그 주인공과 같았던 것 같다.

 

결국 내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내 사랑을 알기 위해서는

내가 경원하는 사람들 혹은 필사적으로 나를 보호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내 자신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감출 게 뭐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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