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너를 만났을 때
참 감동이었다.
날렵하고 아담하고 참하고 청초하고
뭐 대충 기타 등등 .....
이 계절에 너를 담으며
곳곳 마다 온통 너, 너, 너
솔직히 너무 많은 흔적을 남길 만큼 정신이 없었지.
너를 하나 둘 익히는 일이
보통 힘든 게 아니었다.
알듯하면서도 이해 못할 일들이
왜 그리 많았던지 .....
안다고 하면 또 다르고
하나 알았다 하면 또 그게 아니고
이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차츰 너를 놓고 갈등에 빠지곤 했었지...
그런 너를 놓은 지
벌써 세월은 2년이나 흘렀는데
파일을 정리하다 한 쪽에 남겨진
네 사진 파일 몇 장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정말 아니라고 했지만
그렇게 너는 이미 까마득히 멀어져 있었어도
네 앞에만 서면 나는 생각이 콱 막혔다
그 때 그냥 그러려니 할 것을
다 모르면 어떠나
대충 알아도 그게 어딘데
자꾸 만나고 부딪치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게
어쩌면 더 진한 정이거늘 ...
그래서 이때만 되면 나는 정말 많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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