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밑도 끝도 없이 치솟는
외로움에, 허망함에
가슴 한구석 아릿함을 이기지 못해
나는 또 부질없는 몸짓을 하며 기억 속으로
너를 찾아 길을 떠난다.
가늘게 눈을 뜨고 아무리 내다봐도
내가 가졌던 것은 결국 찰라일 뿐이라서
내가 원했던 순간들은 기다리기만 했던 것 같은데..
결국 빛바랜 기억속을 헤매다
내가 머물고 싶은 순간을 붙잡고 멈춰선다.
정말 너를 많이 기다렸던 것 같다.
한 줄기 바람조차도 허락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내게 남겼던 시간들은 소요되고 기억도 퇴색되며
기다림 속에서 손 사이로 빠져나간
그 기억들과 시간들은
마음 속에다 어쩌다 베인 상처처럼
날카롭고 진한 잔영을 남겨놓고 말았다.
계절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꽃들처럼
한 때의 너와 나를 분간할 수 없을 만큼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서 입 맞추며
지우지 못해 켜켜히 쌓였던 너의 향기로
숨막힐 듯 아찔한 탐닉의 시간을 만든다.
노을이 대지와 입마추며 하루를 마감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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