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계절의 뒤안길에 서서

들마을 2010. 10. 15. 16:29

파랗게 퍼져나가는 하늘가로

또 한 계절이 지나치는 감정의 뒤안길에서

가슴 속에서 느껴지는 외로움만으로 견뎌내며

지나쳐버린 상실된 세월

 

세월의 무정한 바람은

멈추어 있는 바람개비를 제멋대로 돌릴 수 있지만

추억에 남아있는 사람의 기억과 인연은

아무리해도 뒤로 돌릴 수는 없다.

 

세월이 흐르면 간절했던 기억들을

아무도 기억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자기 자신의 마음 만은 

그 기억들이 살아있는 진정한 피난처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과 좋아한다는 것....

 

사람들은 꽃을 좋아 한다하면서 그 꽃을 꺽는다.

서로의 관계에서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좋아한다는 것을 넘어서야만 가능한 것이다.

즉 꽃을 꺽는 것이 아니라

그 꽃에 물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단순히 좋아한다는 것은 상대를 해치기 쉽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랑의 대상이 상대방에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해당된 다는 것이다.

즉 사랑은 자기 혼자만 숨기고 자책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를 사랑하는 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도 필요하다

 

인간의 굴레란 참 미묘해서

정해진 숙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굴레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겨나서

서로의 운명의 씨줄과 날줄의 끝자락을 맞잡고

거대한 시간의 그물을 속에서 허우적거린다는 느낌이다.

 

한 때는 한없는 원망의 세월 속에서 지냈어도

늘 마음의 입구에서 장승처럼 지키고 있는 그 사람을

단 하루도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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