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쇠락하는 찬 계절의 마지막 시간
올해도 어김없이 한해를 마무리하며
여기저기에서 짐싸는 소리가 난다.
아직은 남의 일이라고 애써 외면하지만
어쩐지 나 자신도 한계점에 온 것 같다.
친구들이나 동기들 대부분이 벌써 떠났는데
지금까지 버티며 지켜 온 것만해도 다행이다.
내 자신의 열정이 이미 줄어드는 탓인지
새로움에 대한 갈망과 용기가 뚝 떨어진 것 같다.
이제 자리를 털고 손 흔들며 떠나가면
그 존재의 기억조차도 사라져가는 것이다.
떠난 자의 기억이 하나, 둘 잊혀지면
계절의 허무처럼 지난 시간의 잔상은
결국 허무와 고요한 침묵으로 다가온다.
떠난 자의 침묵은 시간의 고통을 딛고
언젠가 다시 기억 속에서 부활하겠지만....
밤을 지나 새로운 날이 밝아 오듯이,
한해의 끝자락에서 윤회처럼
다른 시간을 향한 새로운 한해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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