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망각의 강가에서

들마을 2016. 4. 4. 09:04

그동안 바쁜 일상 속에서 잊었던 기억들이

봄바람을 타고 스물스물 다시 살아나와

잃어버렸던 자리를 되차지하려고 한다.

그토록 목매었던 간절한 꿈이건만

모든 것이 무너진 좌절과 아픔

어떻게 해서든지 악착같이 잡고 싶었던 희망


그 모든 것이 끝나버린 폐허 속에서

그렇게 잊고 싶었던 기억과

꼭 간직하고 싶었던 기억 사이로

내 곁에서 허무하게 사라진 것들은

내가 간직하고 싶었던 시간이었다.


매 순간마다 의미없는 시간은 없겠지만

수없이 밀려왔던 그 기억들의 잔상은

내가 한 때 분별없이 누렸던 즐거움에 대해

단절이라는 가장 가혹한 형벌이었던 것 같다.


순식간에 의미가 없어진 그 시간들 속에서

무엇인가 찾아내 기억을 해야했던 것은

결국 내가 힘들었던 그 시련들을 이기고

버텨내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 봄을 추억한다는 것은

내가 아직 봄처럼 살아 있다는 증거다

지금 내 앞에 놓여진 시간들의 가치를

가슴 속 깊이 새기며 보람찬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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