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르게 30도를 오가며 여름을 향해
성급하게 달리던 계절을 붙잡으려 봄비가 내린다.
한잔의 커피로 여유로움을 갖는
오후의 어스름한 거리풍경을 보다
불현듯 젊은 시절 즐겨 부르던
김추자의 봄비라는 노래가 떠오르며
잊혔던 추억들로 미소짓게 만든다.
꿈도 많고 고민도 많았던 시절
그 노래를 무척 좋아하던 초롱한 눈망울의 친구
지금 쯤은 어떤 모습일까?
아직도 그 눈망울이 설레임을 남길까?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웃던 그 모습
그 친구의 기억들이 창에 부딪쳐 유성처럼
긴 꼬리를 남기며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스쳐간다.
세월 만큼이나 잊혀진 사람들
기억들 속에서 사라져 버린 마음들
지난 내 삶 속에서 편린으로 남아버린 흔적
지금 이 나이에도 그 때처럼 간절해 질 수 있을까?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하지만
이젠 그 때처럼 할 수는 없겠지.....
잠시 떠올린 기억으로 시간을 거슬러 가다가
비오는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아직은 봄이라고 쓴 웃음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