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가을 저녁에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이 가져다 주는 상쾌한 느낌 속에
어쩌자고 불현듯 기억 속에 숨었던
그 때의 감정들이 찾아드는 것일까?
지난 것들을 모두 지우고 버렸어도
여전히 떠나지 못해 잡고 있는 끈
여저히 내가 잘 살아가고 있는 증거는
그렇게 버리지 않고 끈질게 버티며
때론 어설픈 이런 감성 뿐인 것 같다.
어쩌면 다시 만날 수 없을텐데
기약없는 무한정한 기다림 끝에서
세월 속에 숨어버린 슬픔의 날들
그렇기 때문에 더 기억으로 남아
결코 없어지지 않는 아픔의 흔적
지난 아픔으로 무뎌진 가슴 속에는
또 다른 마음이 들어올 자리가 없는지
다른 곳으로 눈이 돌려지지도 않고
여전히 그 시간 속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