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상념

들마을 2016. 10. 19. 14:19


늦은 가을 저녁에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이 가져다 주는 상쾌한 느낌 속에

어쩌자고 불현듯 기억 속에 숨었던

그 때의 감정들이 찾아드는 것일까?


지난 것들을 모두 지우고 버렸어도

여전히 떠나지 못해 잡고 있는 끈

여저히 내가 잘 살아가고 있는 증거는

그렇게 버리지 않고 끈질게 버티며

때론 어설픈 이런 감성 뿐인 것 같다.


어쩌면 다시 만날 수 없을텐데

기약없는 무한정한 기다림 끝에서

세월 속에 숨어버린 슬픔의 날들

그렇기 때문에 더 기억으로 남아

결코 없어지지 않는 아픔의 흔적


지난 아픔으로 무뎌진 가슴 속에는

또 다른 마음이 들어올 자리가 없는지

다른 곳으로 눈이 돌려지지도 않고

여전히 그 시간 속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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