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이 사라지는 시간,
짧은 시간 동안 화려했던 자태이기에
그 존재의 기억조차도 떨어져 버리는 가을의 끝.
잊혀진 계절의 허무함처럼
지난 기억들도 늘 고요한 침묵으로 다가온다.
침묵은 길어진 기다림의 고통을 딛고
늘 어둠의 끝에서 밝아오는 새날처럼
다시 빛으로 부활하기를 기다린다.
가을과 겨울이 지나면 기다리지 않아도
봄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이치처럼
부활의 노래로 새로운 꿈을 이루기 위해
침묵의 의미를 찾으며 긴 시간을 기다린다.
지난 시간을 뒤돌아 볼 때마다
늘 아쉬움과 후회가 커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그 때는 왜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왜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을까...
이렇게 긴 기다림도 버틸 수 있는데
그 때는 왜 그렇게 조바심이 컸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것도 아마 계절 탓인가 보다.
어느 한 순간도 제대로 편하게 지내보지 못했기에
또 이렇게 가슴이 아프기만 하지만
그래도 그 순간들이 있어 행복했던 것은 사실이다.
삶이란 결국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무지개나 물안개처럼,
폭풍우나 눈보라처럼,
아침 햇살이나 저녁 노을처럼,
밤하늘을 별들처럼
자기에게 허락한 시간 만큼 머물며
그저 서로를 느끼고 부딪치며 살다가
때가 되면 조용히 가는 것이다.
지난 것에 대한 미안함도 아쉬움도 버리고
그냥 내게 주어진 시간을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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