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흐르는 물처럼...

들마을 2006. 7. 7. 11:57

포항을 다녀오다 시간이 조금 나는 것 같아서
영천 쪽으로 돌아 경주 시내로 들어오다
무열왕릉과 김 유신 장군 묘역을 돌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다....

이제서야 곁을 떠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은 결코 아니었는데
어찌보면 내가 꿈꾸었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상흔만이 덩그러니 내가슴에 한아름 남긴채 떠났다.

애초부터 그상흔은 내가 자초한것이기에
처음 만난 순간부터
이별을 준비해야하는 만남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참 오랜 시간을 두고

그토록 준비하고 부딪친 이별이었건만
막상 곁을 떠나고나니

가슴깊은 곳에는 아픔만 남는다.
더 이상 아프지 않으려고 그토록 준비했건만
결국 곁을 떠난 뒤에 남은 상처는 더 아팠다..

한편으로는 좀더 일찍 떠나야 했었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며 하던 미련이

상처만을 키웠다.

좀더 일찍 떠났다면 상처은

이렇게 깊지는 않았을텐데....

처음 벽에 부딪쳤을 때
마음의 싹이 자라지 않았을 때
미안하다며 메일이 왔을 때
더는 뒤돌아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상처투성이로 다시 왔을 때
다시 손잡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간의 만남이

그녀를 향해 조린 가슴이었다면
지금은 깊숙히 비수가 파고 들어와
살을 후벼내는 아픔으로 다가온다.

떠날 수 밖에 없는 내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이지만
언제인가 치뤄야하는 홍역이라 생각했기에
사랑이 비틀거릴 때
곁을 떠나야 하는 것은 운명인가 보다.

흐르는 물은 제자리에 멈추지 못하듯이
결국 내 마음도 어디론가 흐를테니까.....

계절마저 잊고

서둘러 핀 코스모스 단지의 꽃들을 보며
아직도 마저 정리되지 않은 마음들을

하나 둘씩 내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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