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흔적도 없이 지나치며
홀로 지나간 세월 속에서
모처럼 찾은 고향 길에
이젠 주소마저 바뀌어 버려
낯설은 이름 사이로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피어난다.
저기 쯤은 친구와 학교가던 길,
이 쯤은 친구와 싸웠던 좁은 골목길,
저 쪽은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마을 어른들께 인사가던 길,
저 쯤에는 공터가 있어 친구들과
딱지치기, 구슬치기 하던 곳.
몇 조각 기억만 덩그라니 남고
어린 기억들을 남긴 흔적들은 없다..
전쟁으로 엉클어진 삶으로
고향두고 무작정 떠나와
삶을 이어가던 피난민 동네
뒤돌아 보면 볼수록
모든 게 부족했어도
사람들 사이에 인정만은 풍족해
고된 삶의 틈바구니에서도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들...
나를 지켜보던 동네 어른들,
여기 저기서 부딪쳤던 사람들,
이젠 세월 속에 다 떠나고
모처럼 고향찾은 내가
옛날 기억을 더듬으며
그 빈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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