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잔흔

들마을 2014. 10. 13. 14:30

뒤늦은 태풍에 떠밀린 구름덩이가

금새 무너질듯 뒤척이는 틈새로

차가운 빗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창가에 부셔지는 빗방울에

흔들리는 그리움이 어린다.

 

수없이 상상을 하며 설레임으로

마음 졸이며 기다렸던 하루

그날 이후 함께 하며 보낸 시간과

둘이 만든 많은 이야기를 남겨두고

차츰 차츰 뒤돌아서는 연습을 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그렇게 힘들었던 마음자리지만

여전히 각인된 순간은 털어낼 수 없나 보다.

 

기억 어디 쯤에 웅크린 그 시간의 느낌

이젠 아쉬움도 미움도 미련도 없는

또 다른 공간 속에서 남아있지만

그 순간의 어색함은 남아

내밀고 싶은 손길은 홀로 부끄럽다.

이젠 가늠할 수 없는 마음

늘 편안함으로 이끌던 가즈런한 미소

갈증으로 타오르던 눈빛

때로는 보고 싶은 마음이 일렁이고

여전히 다가오는 기억들은 서글프다

 

지난 날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은

생각하는 사람의 남겨진 몫이기에

그 날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며

잠시나마 흔들리는 마음 속에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기억들로

덮었던 지난 날의 흔적을 지우고

누구도 모르게 말없이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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