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친구여

들마을 2020. 9. 18. 18:48

긴 장마와 코로나는 모두를 가두고
서로의 이정표마저 지워
오가는 길마저도 없애버렸네


이제는 멀리 떠나버린

기억의 저편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사람들

한 때는 환희 속에서

서로를 그리며 목말라했던 사람

절망 속에서 힘들고 어두웠던 시절
두려움과 슬픔이 가득한 그 길에

동반자로 손잡아 주던 사람

 

세월 속에 묻힌 추억들이

강물처럼 흩어지며 사라지며

인연이라는 추억 속에

남겨진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어느 날 침묵하며 곁에 있던

여름은 말없이 떠나고
불현듯 가을이 손짓하는 이른 한낮

추억 속에 묻혀진 그 시절이 그리워
나 여기에서 그대를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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