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추석 휴가

들마을 2020. 10. 5. 14:51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보름달처럼
웃음과 따뜻한 정이

마음에 가득 채워지길 바라는 명절이
코로나 19로 아버님과 동생네가 오지 못해
우리 식구끼리 차례를 지내고
지리산 뱀사골에 있는 회사 연수원으로 가서
1박 2일을 지내며 짧은 휴가를 보내고 왔다.
깊은 산중이라서 벌써 가을이 물들어가는
한적하고 조용한 산길을 오르며
억새와 들국화가 어우러진 가을을 가슴에 담고
계곡에서는 잘 익은 으름도 따서 먹었다.
으름을 처음 본 얘들은 의아해 먹어 보고는
쓴 뒷맛에 얼굴을 찌푸리며 뱉어버린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맛있게 먹었는데
입맛이 변했는지 별 맛이 없다.

추석 차례 지내고 남은 음식들과

남원 인월 시장에서 산 흑돼지를 숯불에 굽고

동네 양조장에서 사 온 동동주로

호젓한 산소게서 보름달을 보며 만찬을 즐겼다.

모처럼 코로나 덕분에 모처럼의 여유 속에
늘어진 명절 휴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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