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봄바람....

들마을 2008. 4. 8. 09:41

 

 

봄바람이 조금은 세찬가 보다.


서둘러 피었던 벚꽃 잎이 다 피기도 전에


바람에 날리며 울고 있다.



다행히 뒤늦게 피어난 꽃들은


군데군데 남겨진 노오란 개나리 꽃사이로


수줍게 해맑은 웃음을 흘리고 있다.



비바람만 불지 않았다면


아직은 모두 화창한 봄날을 노래할텐데..



떨어진 꽃잎들은 밟힌 멍든 가슴을 숨긴 체


아직 포기하지 못한 꿈을 바라보며


첫 설레임으로 딩굴고 있다.


내 가슴에 숨겨진 아픔처럼....



하지만 봄바람을 생각하는 일이란


한편으로는 마음이 울렁거리는 일이다.



봄바람이 불면


그곳이 어디든 따라 나서고 싶고,


봄바람이 들면


온몸이 저절로 살랑살랑 나부끼며 두둥실 떠오르게 되고,


봄바람이 나면


불타는 두 눈에 가끔은 세상 보이는 것이 없기도 했다...



봄바람을 생각하는 일이란 사무치는 일이다.


한 때 온 세상을 가득 채웠던


빈자리를 어루만지는 부재와 상실,


남겨진 추억과 그리움으로


가슴이 시리고 뼛속까지 시린다



그리고 봄바람을 생각하는 일이란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다.


결국 봄바람도 물처럼 세월처럼,


시작도 없고 끝도 없고 지나고 나면 흔적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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